1986년 영국에서 대처정권의 금융개혁으로 시작된 '빅뱅(Big Bang)'은 그 후 '미국판 빅뱅'과 '일본판 빅뱅'으로 이어졌다. 우리 나라도 1997년 금융개혁위원회를 발족시킨 후 '한국판 빅뱅'을 추진하였으나 이해당사자들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결실을 맺지 못하다가 IMF 구제금융을 계기로 '제1차 빅뱅'을 시작하였다.
정부가 강도 높은 금융구조조정을 단행하여 5개의 은행이 퇴출되었고 1998년 1년 동안 41개의 제2금융권 금융기관이 퇴출되었다. 더구나 퇴출된 5개 은행 중 지방은행이 4개나 되고, 퇴출된 16개 종금사 중 지방종금사가 12개나 되며, 구조조정 대상이 된 2개 투자신탁회사가 모두 지방 투자신탁회사이며 퇴출된 4개 생명보험회사 중 지방 생명보험회사가 3개나 되는 등 지역 금융기관들의 무더기 퇴출로 지역금융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제주지역도 한 개의 지방은행이 경영개선권고를 받았고 두 개의 지역 신용금고가 영업정지를 당한 바 있다.
지역금융은 지역경제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며 지역금융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요자는 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가계 등 서민층이므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역금융의 위축은 지역의 서민경제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금융구조조정이 끝난 것이 아니고 서민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제2차 빅뱅'이 예상되고 있고 '예금자보호법' 규정에 따라 예금자에 대한 원금보장이 축소되는 2001년 이후에는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역경제의 혈관인 지역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 금융기관들은 지역경제발전에 대한 공헌과 생존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그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첫째, 생존전략으로써 금융서비스를 전문화, 차별화하고 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하여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자산-부채관리, 리스크 관리, 파생금융상품 등에 전문인력을 확보하여 경영기법을 선진화하고, 지역 금융기관의 특성을 살려 지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목표로 하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주거래 고객 개념을 도입하여 우량 고객에게는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역 및 고객밀착형 경영으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규모의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동종의 금융기관 또는 이종의 금융기관이라도 업무영역이 유사한 금융기관끼리는 합병을 추진하고 합병이 어려울 경우 그 전 단계로써 업무제휴, 온라인 제휴, 공동투자제휴 등 여러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야 한다. 특히, 국제자유도시추진에 따른 금융의 국제화에 대비하기 위하여 외국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지역경제발전에 공헌하기 위해서 지역산업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야 한다. 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외국 금융기관이나 국내 대형 금융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지역 내에서 사업성이 뛰어난 프로젝트를 개발하여 자금을 공급해 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도입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러한 전략으로 지역금융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금융과 관련된 각종 규제의 완화와 금융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