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 학계, 업계에서는 '21세기 꿈의 산업'이라는 벤처기업(venture business)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벤처기업이란 첨단기술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 하여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을 말하는데 위험성은 높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모험기업이요 지식집약적인 중소기업이다. 정부는 1997년 9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여 벤처기업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벤처기업을 통해 경제 하부구조를 견실하게 하고, 취약한 첨단기술 분야를 육성하여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우리 나라 벤처기업의 수는 급속도로 증가하여 1996년말에 1,500여개에 불과하던 벤처기업의 수가 1999년 10월말 현재 4,515개사에 달하고 있으며 월평균 289개사가 창업되고 있다. 또한 올해 벤처기업의 생산총액은 약 20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벤처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도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벤처기업들이 경제성장과 고용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제주지역의 1999년 11월말 현재 벤처기업 수는 8개, 총매출액 약 200억원, 고용인원 100명 내외로 벤처기업의 역할이 미미한 편이다.
제주지역에 있는 벤처기업들을 방문하여 면담조사를 실시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공통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벤처기업들은 나름대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모방이 아닌 창조적이고 독보적인 신기술을 가진 기업이 있는가 하면 견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투자를 하는 기업도 있고 독특한 아이템을 가진 기업도 있었다. 둘째, 벤처기업들은 경영상의 문제점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었다. 자금난, 인력난, 높은 물류비용, 홍보부족, 원료확보난 등 경영상의 애로 요인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셋째, 벤처기업들은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을 확보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틈새시장의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성장을 달성한 기업도 있고 첨단연구단지 내에 연구소를 보유함으로써 최신기술의 개발에 승부를 거는 기업도 있었다. 이상과 같은 사실을 통해 벤처기업에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파악할 수 있었다.
생명산업인 농업이 개방의 높은 파고에 휘청거리고 있고 선도산업인 관광산업이 국내외적으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여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제주도로서는 21세기 주도산업으로 부상할 벤처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거품으로 끝나지 않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먼저 예비벤처기업가들은 벤처기업의 성공요인을 잘 파악하여 수익성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확실한 아이템을 포착해야 한다. 다음으로 이미 벤처기업가로 선정된 사람들은 무늬만 벤처기업가가 되지 말고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진정한 벤처기업가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방정부는 벤처기업에 대한 단기적인 자금지원책보다는 장기적으로 벤처기업들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부구조의 구축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