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1990년대 들어 미국경제는 초유의 장기호황을 누려왔는데 그 주요원인으로는 IT(정보통신)산업의 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증대효과를 들 수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외환위기 이후 2년 동안 IT산업의 생산은 매년 약 40%씩 성장하여 전통산업의 생산증가율 6%를 크게 상회하였는데 이러한 IT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우리 경제도 빠른 시일 내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면 1차산업과 3차산업을 두 축으로 하고 있는 제주지역의 경제현황은 어떠한가? 1999년 현재 제주의 지역내총생산이 전국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97%이며 제주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전국평균의 85%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1999년 현재 제주의 산업구조를 보면 생명산업인 농림어업이 전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9%이며, 선도산업인 관광관련서비스업의 비중은 26.1%인데, 현재의 산업 패러다임을 고수할 경우 농림어업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관광관련서비스업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 경우 예측해 볼 수 있는 문제점 중의 하나는 지역경제의 불안정성을 들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가 경험하고 있듯이 관광산업은 소득탄력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특히 민감하다. 따라서 외국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지 못할 경우 제주경제는 국내경기에만 의존하는 불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밖에 없다.
21세기 제주가 경제적으로 생존하고 발전해 나아가기 위해 추진해야 할 산업 패러다임은 무엇일까? 그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IT산업과 BT(생명공학)산업인데 제주가 가지고 있는 생물의 다양성 및 청정성을 고려해 볼 때 이를 활용한 생물(바이오)산업은 그 잠재력이 크다고 하겠다. 제주지역 생물산업의 또 다른 잠재력은 농·축·수산·임업과의 연계가능성이다. 지역산업연관표를 이용해 분석해 보면 제주지역에서 이러한 산업들은 산업의 전후방연관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현재의 패러다임을 유지함으로써 이러한 산업들이 사양화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러한 산업들이 신기술과 연계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될 경우 그 잠재력은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제주도 차원에서도 바이오산업발전협의회를 설립하여 생물산업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생물산업을 제주지역의 특화산업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제주대학에서도 생물산업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사업화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바이오산업 지역기술혁신센터를 곧 설립할 계획으로 있어 생물산업발전을 위한 하부구조의 구축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는 연구장비나 연구시설 등 하드웨어를 제공하고 제주대학교나 도내의 유관 연구기관들은 그 동안 축적된 연구기술 즉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유능한 연구인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가 등 휴먼웨어를 많이 창출하면 21세기는 제주도에 새로운 '기회의 세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를 더 좋아지게 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찾는데 있어 어떤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 단지 그것을 찾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라고 한 블라인더 교수의 말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