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6월 5개의 부실은행에 대한 퇴출 조치가 단행된 것을 신호로 금융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 정부는 퇴출, 합병, 해외매각 및 외자유치, 증자지원 등을 통해 1997년말 총 2,012개에 달하던 금융기관의 23.1%에 해당되는 485개의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하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싼값에 사주거나 금융기관에 출자해 자본금을 늘려줌으로써 금융기관이 건실한 금융기관으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되었다. 공적자금은 정부예산에서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산하 무자본 특수법인인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가 조성한 자금을 말한다. 2001년 9월말 현재 채권발행 97조 2천억원, 1차 투입에서 회수된 자금 28조 7천억원, 공공자금 22조 4천억원 등 총 148조 3천억원의 공적자금이 조성되어 금융기관 정상화를 위한 출자 56조 9천억원,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던 부실채권 및 자산의 매입 52조 6천억원, 폐쇄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대지급 23조 5천억원, 금융기관 출연 15조 3천억원 등으로 사용되었다.
금융부실을 제거하기 위해 회생이 불투명하거나 회생비용이 많이 드는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또한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공적자금의 투입이 불가피하였지만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에 대한 사후 처리가 미흡하여 소위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발생하였다. 도덕적 해이란 주인(주주)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대리인(금융기관)이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고 주인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말하는데 공적자금에서는 투입 자금의 낮은 회수율, 경영진의 자금전용, 퇴직금 과다지급 등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는, 공적자금의 효율적인 회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 투입된 148조 3천억원의 공적자금 중 36조 7천억원이 회수되어 회수율은 24.7%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입한 부실채권 및 자산의 상당부분이 이미 매각되었고 예금대지급 및 금융기관 출연금은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금융기관에 출자한 56조 9천억원에 대한 효율적인 회수가 관건이다. 출자금에 대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출자 금융기관들의 수익성이 제고되어야만 하는데 정부가 출자한 금융기관들의 수익성이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현실과 회수되지 않은 공적자금은 결국 국민부담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정부출자 금융기관들의 수익성을 제고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둘째는, 투입된 공적자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 IMF체제 이전 누적된 도덕적 해이로 인해 금융부실이 초래되었는데 이를 치유하기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의 사용에서도 다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공적자금의 운영주체로서 경영진과 대주주의 방만한 경영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부실의 발생시 그 책임을 명확하게 해야한다. 또한 추가 공적자금 투입시에는 경영에 대한 평가와 회수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여 투입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