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여 자신의 집을 장만하는데 평균 10년 9개월이 걸린다. 주택보급률이 97%에 이르고 있지만 43%의 가구가 남의 집에 세를 들어 산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평균 14.5%나 상승하였고 서울지역의 아파트가격은 평균 19.3%나 상승하였다. 서울지역 동시분양 아파트에 대한 청약경쟁률이 79대 1을 기록하였다. 집을 장만하기 위하여 청약관련 예금에 가입한 사람이 4백만을 넘어섰다. 최근 들려오는 이러한 소식들은 아직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절망의 상태에 빠지게 한다. 이에 정부는 올해 들어 총 7차례에 걸쳐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 놓았고 이로 인해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투기적 수요가 다소 진정되었으나 투기과열이 재현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의 과열현상은 수요·공급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 공급측면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감소된 공급물량이 그 요인이며 수요측면에서는 저금리로 적절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자금들이 주택시장으로 몰려든 투기수요, 재건축 붐에 따른 이주수요, 전세값 상승에 따라 전세수요에서 구매수요에로의 전환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부동산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IMF 관리체제 이후 주택가격과 땅 값이 평균 30% 하락하자 부동산 경기라도 살리겠다고 1977년 이후 일관성 있게 유지해 아파트 분양가 규제를 1998년 2월 민영 아파트를 중심으로 자율화하였다. 그러자 97년에 평당 464만원이었든 서울지역의 분양가는 올 해 들어 평당 7백만원으로 급등하였다. 분양가 상승은 기존 아파트 가격을 상승하게 만들고 이는 다시 분양가를 상승하게 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하여 2001년 12월 현재 우리 나라 전도시의 실제 아파트 가격은 적정가격보다 40%가 고평가되어 있고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적정가격보다 54%가 고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몇 가지 대증요법으로 문제해결을 시도할 것이 아니라 부동산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다.
첫째, 자율화 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되 가격통제의 기능이 보완되도록 해야한다. 시장경제논리로 볼 때 자율화가 올바른 방향이지만 우리 나라 주택시장과 같이 정상적인 수요·공급 외에 과열된 투기수요가 존재하고 각종 불법자금이 높은 분양가를 통해 조성되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가격통제가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분양가의 결정과정에 공급자, 수요자,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여 적정한 수준에서 분양가가 결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소유개념에서 주거개념으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 우리 나라의 부동산 관련 세제를 보면 양도소득세율은 선진국보다 높고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는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등 부동산 보유세는 강화하고 등록세, 취득세 등 부동산 거래세는 인하함으로써 토지이용은 활성화시키되 토지보유는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 또한 과세시가표준액도 현실화하여 투기심리를 억제해야 할 것이다.
셋째, 냉·온탕식 정책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정책의 단기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영향도 고려하고 특정한 집단뿐만 아니라 모든 집단들에게 미치는 영향들을 고려하여 효율적이고도 공정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