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국제회의를 기대하며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는 각종 국제회의가 열렸었다. 3월 29일부터 31일까지는 '환경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유엔환경계획(UNEP) 제주총회가 있었고, 4월 18일부터 22일까지는 '관광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제주총회가 있었으며, 5월 13일부터 17일까지는 '금융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제주총회가 열렸었다. 제주도는 이 세 종류의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국제회의 개최도시로서의 위상을 한 층 더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회의 유치로 제주도가 누리는 경제적 효과로는 관광수입의 직접효과, 해외직접투자 및 국내총생산 증대 등 간접효과, 그리고 신문⋅방송이나 구전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는 홍보효과 등이 있다. 세계 150여 개국에서 1,200여 명이 참석한 UNEP 제주총회의 경우 24억원의 관광수입 증대에 기여하였으며, 48개국에서 2,145명이 참석한 PATA 제주총회는 90억원의 관광수입을 가져다주었다. 한편, 61개국에서 3,200여 명이 참석한 ADB 제주총회의 경우 관광수입 79.3억원의 직접효과와 해외직접투자 증가 473억원, 국내총생산 증가 667억원의 간접효과 등 총 1,219억원의 직⋅간접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정량적인 효과 외에도 세계적인 신문⋅방송을 통하여 '청정제주'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홍보하였고, 국제관광 종사자들에게 제주도의 관광자원을 직접 보게 하고 국제투자가들에게 제주국제자유도시의 투자매력을 직접 보게 했으며, 무엇보다도 이곳 제주를 '와서, 보고, 가서, 알려주는(왕방강 고라주는)' 6,500여명의 홍보대사를 확보한 것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유치하는 국제회의는 지금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국제회의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몇 가지 개선책을 지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국제회의에 봉사한 경험이 있고 언어에 전혀 문제가 없는 자원봉사자들이 더 많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이 번에 도내에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수고를 하였지만 ADB 제주총회의 경우 총 소요인력 중 40%가 유급 고용인력으로 충당되었다. 제주도가 국내 다른 도시와 국제회의 유치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낼 수 있는 전문적인 업체가 도내에서도 나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컨벤션센터를 가지고 있지만 전문 회의 기획사와 회의장비 임대업자가 도내에 없어 소득 및 고용 창출의 기회를 잃고 있다. 셋째는, 외국인들의 소비지출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들이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들이 편안하게 먹고, 마시고, 쇼핑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각료급 회의가 제주에서 열릴 예정으로 있어 국제회의도시로서의 제주이미지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제주도와 유관단체들이 지혜를 모으고 역량을 결집하여 각종 국제회의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나간다면 제주도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국제회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