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경제가 위기라는 주장과 어렵기는 하지만 위기는 아니고 오히려 과장되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데는 양쪽 모두 동의한다. 지난 7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수출·내수 양극화, 산업간 양극화, 기업간 양극화, 고용 및 소득 양극화 등 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선진단계 진입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한국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제주경제에는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 지를 추론해 보면 제주경제의 앞날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수출은 호황이고 내수(소비와 투자)는 불황이라는 수출·내수 양극화는 수출비중이 극히 낮은 제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중화학공업, IT산업, 제조업은 호황이고 경공업, 비(非)IT산업, 서비스업은 불황이라는 산업간 양극화는 제조업의 비중이 아주 낮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제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대기업, 우량기업, 수출기업은 호황이고 중소기업, 비우량기업, 내수기업은 불황이라는 기업간 양극화는 내수위주의 중소기업 중심인 제주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임시직과 일용직 등 비상용근로자 비중과 청년실업이 증가하는 고용구조의 양극화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심화로 나타나는 임금구조의 양극화는 비상용근로자의 비율과 청년실업률이 전국평균보다 높고 1인당 소득이 전국평균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제주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한편, 생산, 소비, 투자, 무역 및 고용 등의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경기종합지수 중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 주는 동행지수를 살펴보면 전국은 2003년 1월부터 경기가 다시 나빠져 8월에 저점을 통과한 후 미미하지만 회복을 보이고 있으나 제주지역의 경우 2003년 1월부터 경기가 다시 나빠져 지난 5월까지 전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6월에야 약간 반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종합해 볼 때 2002년 기준으로 전국평균의 82.9%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제주도민의 1인당 소득은 2003년 기준과 2004년 기준의 경우에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제주경제는 성장잠재력의 저하로 역동성을 완전히 상실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렇다고 우리는 좌절하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 현실을 철저하고 냉정하게 분석하고 그 대응책을 마련하여 시행해 간다면 새로이 도래한 지식기반시대는 제주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시대는 생산요소의 증대에 따라 생산량의 증가율이 감소하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지배하는 시대이므로 제주도가 다른 시도를 따라잡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지식기반시대는 수확불변 내지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성립하는 시대이므로 제주도가 혁신역량을 잘 갖추면 다른 시도를 빨리 따라잡거나 추월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지식기반시대에 제주도가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한 다양한 중장기계획들을 수립하여 현재 시행하고 있고 최근에 수립된 제주경제살리기추진대책에서도 좋은 단기대책들을 많이 제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대학, 연구기관, 금융기관, 언론, 기업 등 제주의 혁신주체들이 지역경제에 파고들어 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들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우리의 희망은 이루어질 것이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