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어떻게 정할까 고민하다가 필자의 논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로 영어로만 표현한 것에 대해 우선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MVP란 운동경기에서 최우수선수(Most Valuable Player)를 나타내는 단어이지만 여기서는 Mission(사명), Vision(비전), Passion(열정)의 머리글자를 나타내는 단어이다.
2005년 제주경제의 화두는 '자생력 강화'이다. 감귤과 관광에 의존하는 산업구조의 양극화 현상으로 제주경제는 국내경제 상황에 크게 의존하는 불안정한 성장을 보여 왔다. 또한 산업경쟁력이 약화되어 제주의 경제성장률은 전국의 경제성장률과 격차를 보이며 역동성을 상실해 왔는데 제주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996-2003년 기간 중 연평균 2.81%로 증가하여 전국의 연평균 증가율 4.1%보다 1.29%p 낮게 나타났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경제의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각종 장단기 대책을 수립하여 2004년 하반기 이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분명히 인식한 후 사명감(Mission)을 가지고 추진 대책을 마련하고, 당장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추진 대책을 충실하게 집행해 가면 자생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비전(Vision) 하에, 지금까지 열정(Passion)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특히,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추진 대책으로 선정한 것은 시의 적절하며 제주의 중소기업을 강소(强小)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대책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제주도 당국자의 MVP만으로는 결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며 각 경제주체들의 협력 즉, 산·학·관·민의 협력 네트워크(Network)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작년 9월 2박 3일 일정으로 도내 재래시장 번영회 대표, 전문가, 공무원 등 20여 명이 재래시장 활성화 및 경영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도외 우수 재래시장 비교 연수를 가진 적이 있었다. 필자도 거기에 참석하여 부산 평화시장, 안동 풍산시장, 청주 육거리시장, 성남 모란시장, 서울 면목재래시장 및 우림시장 등을 견학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밤샘하며 토론한 적도 있었다. 비교 연수를 통해 필자가 내린 결론이 MVP and Network였다. 성공한 시장들의 공통점은 상인은 상인대로 MVP(Mission, Vision, Passion)로 무장하고 있었고, 공무원들도 MVP로 무장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아가서 상인과 공무원이 Network를 형성하여 협력함으로써 성공의 열매를 거두고 있었다.
부산 평화시장은 번영회의 추진력이 강력했고, 성남 모란시장은 상인회장의 강력한 지도력과 회원의 단합이 특징이었으며, 서울 면목시장은 투명하게 조합을 운영함으로써 상인들의 신뢰를 얻고 있었고, 안동 풍산시장은 공무원들이 더 적극적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서울 우림시장은 민て관의 분업 및 협업이 잘 되어 있었고 상인 번영회 임원들과 공무원 사이에 깊은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해결책이다. 제주도 당국자는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기업가는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전문가들은 전문지식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그리고 도민들은 정책의 수립 및 집행과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열정을 가지고 협력하면서 수행해 갈 때 제주경제의 자생력은 강화될 것이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