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 서민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투기 억제라는 정책목표를 가진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그 동안 발표된 부동산 대책들은 부동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의 부족으 로 임기응변식, 대증요법, 단기미봉책 등의 꼬리표를 달았었고 참여정부 들어 발표된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 수립된 종합대책은 2%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근본 적이며, 획기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주택 대책은 보유단계-양도단계-거래 단계별로, 토지 대책은 취득단계-개발단계-보유단계-양도단계별로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대책들을 제시 하고 있다는 점은 진일보한 대책으로 평가할 만 하다.
부동산 문제는 참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과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있으면 국민의 근로의욕이 상실되 고,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며, 자금시장이 왜곡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부 동산 가격은 국내총생산(GDP)의 1.9배와 2.8배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4.8배나 되는데 이 수치가 말해 주 고 있듯이 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촉발시킨 투기지역을 중심으로 거품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거품을 시장을 통해서 제거하느냐 아니면 정부가 개입하여 제거하느냐 하는 것 인데 이번 대책은 정부가 개입을 하되 일부 시장의 원리를 원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대책의 또 다른 특징은 정부가 세금이라는 수단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세저 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대별로 합산하여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되 과세대상자가 부담하는 실질세율 이 선진국 수준인 1%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으로 많은 국민들이 세금부담이 가중되는 것 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서민이나 중산층의 추가적인 세금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번 대책을 진일보한 대책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수요억제와 공급확대를 동시에 고려한 점과 재 정경제부,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각 부처가 정책 공조를 하고 있다는 것인데 특히 금융감독위원회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을 개인에서 세대별로 합산하고, 투기지역의 담보대출 건수를 줄 이고, 미성년자에 대한 아파트 담보대출을 금지한 것은 정책 공조의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행자부가 발표한 '세대별 주택 및 토지보유현황' 자료에 따르면 임대사업자도 아닌 개인이 521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130여 채의 주택을 보유한 개인이 있으며, 11채 이상의 주 택을 보유하고 있는 세대가 전국적으로는 1만 4823세대(제주의 경우 204세대)에 달하고 있고, 총세대의 1%가 전체 사유지의 34.1%를 소유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정책의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1가구 1주택자, 실수요자 등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아직도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으므로 정부는 이 점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라는 선언을 하였지만 이번 대책만으로 그렇 게 될 수는 없다. 정부가 일관되게 정책을 보완하여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부동산 불패, 대책 필패'를 '부동산 필패, 대책 불패'로 바꾸는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