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998년 8월 15일 광복절을 제2 건국일로 선포하고 국정개혁 6대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정치·경제·문화·정보화·남북문제 등의 분야에서 비전을 제시하면서 모든 분야에 걸친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IMF체제를 빨리 탈출하여 민족의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 전국민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들은 우리의 실생활과 거리가 멀어 어떠한 방법으로 제2 건국에 동참해야 할 지 국민들은 막막하다. 그러면 제2 건국을 어떻게 추진해야 국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동참할 수 있을까?
첫째는,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국민정부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과거를 확실하게 청산하지 못했고 그 결과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 부패한 정치인, 관료, 기업인들을 청산하지 못했고, 각종 법과 제도는 어느 정도 갖추었으나 원칙 없이 법을 적용함으로 인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냉소주의만 낳았다. 새해 들어 연일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이종기변호사의 수임비리사건은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정부패는 반드시 청산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과거를 들추어내서 법대로 처리하자는 것은 아니다. 부정부패의 청산은 미래지향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소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졌든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고 그 대신에 지금 이 순간부터 행해지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일벌백계로 엄하게 다스려야 명실상부한 제2의 건국이 될 것이다.
둘째는, 사이비 지도층 인사들은 과감하게 퇴출시켜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믿고 따를 진정한 지도자가 없음을 안타까워한다.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꾸는 정치인들, 이리 저리 옮겨 다니는 철새 같은 정치인들, 뇌물을 받고 검찰에 소환될 때는 결코 그러한 사실이 없으며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해 놓고는 나중에는 고개를 떨구고 구속되는 정치인들, 돈을 받고 교수를 채용하는 불가사리 교수들, 부교재 채택료와 촌지를 챙기는 교사들, 피를 흘리며 싸우는 종교인들, 해외로 돈을 빼돌리는 기업인들, 브로커로 몰락한 판검사들, 자주국방의 미명아래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장성들, 규제를 이용하여 각종 뇌물을 챙기는 관료들, 이들이 퇴출되지 않고는 우리는 결코 제2 건국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셋째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구조조정과 개혁의 과정에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고통분담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과 개혁으로 인한 과실을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지금 구조조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느라 국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더구나 1인당 조세부담액이 올해 186만 8천원에서 2002년에는 253만원으로 매년 늘어난다고 하니 참으로 암담할 뿐이다. 정부는 재정의 낭비적인 요인을 과감히 제거하여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시키면서 세금으로 구조조정에 성공한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그 과실을 국민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