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 불법소프트웨어 사용에 따른 저작권 침해 혐의로 부산지역의 4개 대학들이 기소를 당했고 6개 대학의 전산책임자들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또한 3월 17일에는 광주지역의 대학들이 불법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전체 소프트웨어의 약 70%가 불법복제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정부 및 공공기관의 정품사용률도 평균 53%에 그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정품사용률은 극히 낮은 가운데 특히, 제주도의 정품사용률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불법복제율을 미국의 수준인 27%로 낮출 경우 2001년까지 2만 8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번 기회에 21세기의 주도산업으로 부상할 지식기반산업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사명감으로 5월 1일부터 불법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면 이러한 불법소프트웨어 문제를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첫째, 소프트웨어 공급자는 가격차별화를 확실하게 실시해야 한다. 현재 사무자동화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시장은 소수의 공급자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독과점시장이다. 따라서 공급자들은 가격결정에 독점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높은 가격을 설정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악화(불법복제물)가 양화(정품)를 구축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서로 다른 시장에 서로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가격차별화를 통해서 이윤극대화 또는 시장점유율 극대화를 달성할 수 있다. 현재 가격차별화가 어느 정도 실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가격변화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생수요자나 교육용에는 정품사용의 강한 유인이 될 수 있는 수준까지 가격을 더 낮추어야 한다.
둘째, 소프트웨어 수요자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저작권의 보호는 자본주의의 3대 원리인 시장(price), 이윤(profit), 재산권(property) 중에서 재산권의 보호에 속한다. 따라서 남의 재산권을 보호해 주어야 나의 재산권도 보호될 수 있다는 당위성에서도 그러하지만 경제논리로 볼 때도 앞으로는 불법소프트웨어의 사용을 줄여 나가야 한다. 그 이유는 그 동안에는 불법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더라도 적발될 확률도 낮았고 적발되더라도 벌칙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소프트웨어의 사용에 따른 비용이 낮았지만 이제는 단속강화로 인해 적발될 확률이 높아지고 벌칙이 강화되어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셋째, 행정당국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단속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법무부는 지금까지 공급자 중심의 처벌에서 수요자로 단속대상을 바꾸었는데 이는 올바른 방향의 전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정품사용의 확대가 목적이라면 과거를 캐내는 식의 단속을 할 것이 아니라 5월 1일부터 불법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서만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 검찰의 목적이 정품사용의 확대에 있는지 불법 사용자의 색출에 있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과거 불법소프트웨어의 사용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여 하드디스크를 완전히 포맷하는데 엄청난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고 있으며 대학마다 불법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느라 실습을 위주로 하는 수업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큰 낭비임에 틀림없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