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경제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

1.문제제기

광복 50년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우리는 많은 선거를 치루어 왔고 1980년 이후만 보더라도 4번의 국회의원선거, 2번의 대통령선거, 3번의 지방자치선거 등 9번의 직접선거를 치루어 선거가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15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선거가 국민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 즉 선거의 경제적 측면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정치적인 선거가 도대체 경제와 무슨 관계에 있는가? 얼핏 보기에는 선거와 경제는 별개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학의 기본문제가 경제행위라는 과정 속에서 개별 경제주체의 선택의 문제(agents' private choice)이듯이 선거를 통해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 역시 정치과정 속에서 유권자들이 표출하는 공공선택(public choice)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는 전적으로 정치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고 경제적인 면도 있다. 선거의 경제적인 면을 고찰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접근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먼저 경제학 방법론의 두축인 미시적 분석과 거시적 분석에 근거하여 선거의 미시경제적 및 거시경제적 분석을 시도해 본다. 미시경제적 분석이란 경제주체들의 행태를 관찰하는 접근방법이므로 선거에서 선출된 정치가의 행태를 살펴 보며 선거로 인한 사회적 혜택(benefit)과 비용(cost)을 비교해 보는 것이 선거의 미시적 분석이 될 것이다. 거시경제적 분석이란 경제 각 부문의 상호관련성을 밝히는 접근방법이므로 선거가 경제내 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며 총체적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경기순환과 선거의 관계를 살펴 보는 것이 선거의 거시적 분석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여 선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살펴 보고자 한다.

2.선거의 손익분석

선거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혜택과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비용을 살펴 보는 것이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먼저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정치경제모형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피하고 개념적으로만 논하자면 정치가들의 이기심과 공공의 이익을 적절히 중재할 수 있는 소위 말하는 '정치적 보이지 않는 손'이 선거가 가져다 주는 혜택이라 하겠다. 이것은 케인즈의 견해로 시장경제가 해결해 주지 못하는 시장실패(market failure)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 정치가나 행정관료들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 이론도 있는데 1986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James M. Buchanan을 중심으로 한 공공선택학파 경제학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정치와 경제는 분리된 것(dichotomy between politics and economics)으로 여겨 왔으나 뷰캐년을 중심으로 한 공공선택학파 경제학자들은 정치 역시 경제학적 도구로 분석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였다. 그들 이론의 핵심은 정치 역시 비즈니스로 이해하는 것인데 기업가가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이기적인 동물이듯이 정치적 비즈니스맨(정치가와 정부관료) 역시 권력의 극대화와 선거에서의 승리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동물로 본다. 또한 정치가와 항상 연결되어 있는 특수 이익집단들(노조, 협회, 기업 등)은 사회적 효율과 국부를 증대시키고자 로비하는 이타적인 집단이 아니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극대화시키고자 로비하는 이기적인 집단이므로 본다. 이러한 특수이익집단들은 그들의 로비 결과 반영된 경제정책이 가져다 주는 과실(果實)이 그들에게만 돌아가게 되어 있으므로 치열한 로비활동을 벌여 정경유착이 구조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즉, 정부가 이익집단의 치열한 정치적 압력을 받아가면서까지 케인즈의 예견처럼 경제적으로 현명한 정책을 시행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공공선택학파들의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정치적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선거로 인한 사회적 혜택은 줄어들거나 오히려 사회적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는데 이를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라 한다. 따라서 선거제도는 정치적 비즈니스맨을 감시하는 제도이며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이들을 주기적으로 갈아 치우는 것이 나중에 한꺼번에 청산하는 것보다 훨씬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인데 근년 동구독재국가들의 몰락 후 치루어야 했던 엄청난 청산비용이 그 좋은 예라 하겠다.

한편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은 많이 있다. 경제적 비용은 명시적 비용과 잠재적 비용을 합한 것인데 먼저 돈으로 직접 계산해 낼 수 있는 명시적(회계적) 비용을 살펴 보자. (표 1)에 우리나라 선거유형별로 법정선거비용의 제한액과 후보자가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한 실제지출액이 나타나 있는데 대통령선거를 살펴보면 13대의 경우 총지출이 254억원, 14대의 경우 총지출이 763억원에 이르러 법정선거비용제한액의 22.9%와 26%만을 집행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국회의원선거의 경우 13대에 512억원, 14대에 672억원으로 지출비율이 각각 59.5%와 43%인 것으로 나타났다. 91년 3월 26일에 실시된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는 847억원이, 같은 해 6월 20일에 실시된 광역의회의원선거에서는 572억원이 지출되어 91년의 지방자치선거에서는 1419억원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95년 6월 27일에 실시된 지자제선거에서는 1189억원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들이 지출한 명시적 선거비용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한 비용이므로 최소한의 비용이 될 것으로 추측되고 실제사용액은 이를 초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후보자들이 지출한 것 외에도 국고보조금과 선거관리비용 등의 명시적 비용이 있는데 95년 6월 27일의 지자제선거 경우 이 비용이 각각 522억원과 863억원에 달해 95년 6월 27일 4대 지자제선거에 있어 명시적 비용의 총합은 2574억원에 달하고 있다.

(표 1) 선거별 법정비용 및 지출액 (단위:억원)

선거별

구분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선거

13대

14대

13대

14대

91년3,6월

95년6월

법정선거비용제한액

1114

2935

861

1560

1973

2696

지출액

254

763

512

672

1419

1189

지출비율(%)

22.8

26.0

59.5

43.0

71.8

44.1

한편, 이러한 명시적 비용 외에도 직접 산출하기가 어려운 잠재적 비용으로 기회비용, 정보비용 , 감시비용, 음성비용 등이 있다. 기회비용이란 각종 선거에 투입된 자금 또는 시간이 다른 용도에 쓰였을 경우 유발시킬 수 있는 최대효과를 말하는데 시간을 예로 들어보면 선거당일 공휴일로 인해 발생한 제조업의 부가가치 손실액이 1992년의 경우 1061억원에 이른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연구에 근거하면 같은해 14대 총선과 14대 대통령선거 등 두번의 선거가 있었으므로 선거공휴일로 인한 기회비용은 2122억원이 된다. 정보비용(탐색비용)이란 유권자가 적합한 후보자를 찾거나 후보자의 비리를 조사하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며 감시비용은 국회의원의 활동을 감시하는 비용을 말하고 음성비용이란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되지 않은 비용과 선거기간 이전에 지출한 비용, 전국구의원의 헌납액, 기업으로부터 조성한 정치인의 비자금 등으로 그 규모는 굉장히 클 것으로 추측되나 추정하기가 어렵다.

최근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노태우 전태통령이 조성한 비자금의 규모는 5000억원인데 이 돈이 경제부문에 사용되었다면 어느 정도로 국민소득이 향상될 것인가? 이것을 한국은행에서 개발한 한국경제모형을 이용하여 필자가 추정을 해 보았는데 (표 2)와 같다. 만약에 정부가 88년부터 91년까지 4년에 걸쳐 각각 928억원, 1116억원, 1332억원, 1624억원 등 총 5000억원을 사용하였다면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각 연도별로 1444억원, 1582억원, 1515억원, 1570억원 증가하여 4년동안 총 6111억원의 국민소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5000억원의 돈이 정부에 비해 생산성이 월등히 높은 민간부문의 주도에 의해 사용되었을 경우 국민소득은 각 연도별로 3040억원, 2099억원, 3162억원, 3572억원 증가하여 4년동안 총 1조1873억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이후 2년에 한번정도로 선거를 치룬 것을 고려하면 그동안 우리는 상당한 선거비용을 지불해 온 셈이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선거가 가져오는 경제적혜택이 선거로 인한 경제적 비용보다 커질 수 있도록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야할 것이다.

(표 2)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의 국민소득증대효과 추계 (단위:억원)


1988년

1989년

1990년

1991년

합계

정부지출증가

928

1116

1332

1624

5000

국민소득증가(정부부문)

1444

1582

1515

1570

6111

국민소득증가(민간부문)

3040

2099

3162

3572

11873

3.선거의 거시경제적 분석

①선거와 경제부문

경제는 화폐시장, 금융시장, 노동시장, 실물시장 등 여러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부문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선거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어느 한 시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고 여러 부문으로 파급되며 그 영향도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이를 도식화시켜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선거기간중에는 현금통화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유동성 증가로 금리는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하며 유동성이 소비부문으로 흘러 소비는 증가한다. 또한 선거에 따른 운동원차출 및 조업감소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고용과 생산이 감소하고 선거자금으로 생산자금에 압박을 받아 투자가 감소한다. 선거로 인해 각 시장의 주요 거시경제변수들이 받을 수 있는 이러한 영향을 요약해 보면 (그림 1)과 같다.

이상의 논리적 추리가 우리나라의 경우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 지를 살펴 보자. 월별자료를 이용하여 1970년대 이후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전후로 하여 각종 거시경제변수들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살펴 보았는데 지금 우리는 15대 총선을 앞두고 있으므로 (표 3)과 (그림 2)에서는 13대와 14대 총선만 예시해 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거와 거시경제변수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사실들(stylized facts)은 다음과 같다. 먼저 선거기간중에 현금통화증가율이 확대되는데 이는 선거자금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이탈하여 현금화가 되기 때문이다. 회사채수익률로 측정한 금리는 계절적 요인과 경기순환적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전년동기대비 수익률 차이를 구해보면 선거중에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하여 13대 총선과 같이 금리상승기에는 상승세가 둔화되고 14대 총선과 같이 금리하락기에는 하락세를 가속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생산 역시 선거중에 증가율이 둔화되었는데 이는 제조업취업부문의 고용감소와 선거휴무일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및 선거로 인해 이완된 분위기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물가는 선거로 행정규제가 완화된 틈을 타 각종 서비스요금이 인상되고 선거로 인한 인플레이션기대심리로 선거전에 미리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민간소비는 선거중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설비투자증가율은 선거중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유동성의 선거자금화로 생산자금이 감소하기 때문이며 제조업취업증가율은 선거중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인력이 선거운동원으로 유출된데 기인한 것이다.

(표 3)선거를 전후한 거시경제변수의 변화 (전년동기대비증가율, %)


현금통화

CPIa

금리b

산업생산

실업률

13대 총선

(88.4.26)

선거전

19.8

8.5

13.7(0.7)

16.6

2.3

선거중

26.6

7.6

13.9(0.9)

7.8

2.4

선거후

17.8

6.6

14.9(2.1)

6.0

2.5

14대 총선

(92.3.24)

선거전

9.9

7.0

17.2(-0.5)

12.6

2.4

선거중

10.9

6.8

17.7(-1.0)

10.1

2.4

선거후

11.8

6.9

17.7(-0.9)

9.4

2.3

a소비자물가상승률, b회사채수익률(괄호안은 전년동기대비 차이)

(그림2)선거를 전후한 거시경제변수의 변화














②선거와 경기순환

경기순환이란 경제활동이 끊임없이 순환변동하면서 정점과 저점을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순환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들이 많이 있는데 선거와 관련한 이론으로는 정치적 경기순환(Political Business Cycle)이론이 있다. 이 이론의 요지는 선거에서 재집권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와 실업률의 상충관계를 이용하려는 행정부의 행동으로 경제에 충격이 발생하고 이것이 경기순환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공공선택학파의 일부학자들은 이러한 정치적 경기순환을 주장하는데 선거유세기간 중에는 정치가가 인플레이션 유발정책을 써서 경제를 팽창시키고 고용을 늘린다. 그 결과 경기가 좋아져서 정치가는 인기를 얻고 재선된다. 재선된 정치가는 경제에 긴축통화정책을 실시하여 인플레이션은 치유하지만 고용이 급격히 줄어든다. 그 후 서서히 다음 선거에 대비하여 경제를 일으킬 준비를 한다. Nordhaus가 1975년에 최초로 분석한 이 이론에 따르면 선거를 맞이한 집권당의 최적정책(optimal policy)은 선거직전에는 경기부양책을 실시하여 실업률을 최대로 낮추고 선거직후에는 강력한 긴축정책을 실시하여 인플레이션율을 낮춘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미국, 독일, 뉴질랜드 등의 국가에서 실증적 근거가 발견됨으로써 그 위치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으며 (표 3)에 나타나듯이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정치적 경기순환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이론의 약점은 어떤 정당이 당선되든 관계없이 동일한 정치적 경기순환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당간에 정책적 선호도가 달라지면 어느 정당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경기순환의 형태가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순환을 정당순환(partisan cycle)이라 하는데 이 이론에 따르면 진보당은 고용증진을 중시하며 보수당은 물가안정을 중요시하므로 경기팽창국면(고물가, 저실업)은 진보당의 집권시기에 해당하고 경기위축국면(저물가, 고실업)은 보수당의 집권시기에는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논리적으로는 무리가 없어 정당간에 색깔이 뚜렷이 구분되는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에 적합한 이론일 수 있으며 미국의 경우 실증까지 발견된 바 있으나 정당간에 정권교체를 경험해 보지 못한 우리나라에는 적용하기 힘든 이론이라 하겠다.

4.선거와 지역경제

선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선거의 종류에 따라 다를 것이다. 즉, 국회의원선거나 대통령선거와 같은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이를 전국수준의 선거라 하자)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이며 분산적일 것이며 지역주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지자제선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며 집중적일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들이 올바른 대통령을 선출하여 그 대통령이 국부를 증대시켰을 경우 국부의 일부만이 해당 지역에 돌아가겠지만 지역주민이 올바른 자치단체장을 선출하여 그 자치단체장이 그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켰을 경우 그 혜택은 전적으로 그 지역주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전국수준의 선거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앞에서 살펴 보았는데 그 선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기에 있어서는 지역별 편차가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인 영향의 방향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지역의 경우 1990년 이후 경제통계만이 발표되고 있고 지역적으로 조사되는 경제통계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선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지면 관계상 다른 지역과의 비교연구를 해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표 4)는 14대 총선과 14대 대통령선거 등 전국수준의 선거가 제주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자료의 제약상 두 변수만 살펴 보았지만 선거가 제주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방향은 선거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방향과 어느 정도 일치하나 그 크기는 차이가 있다. 제주지역의 부도율은 선거자금의 이탈로 선거전에 증가하다가 선거후에 감소하나 증감의 폭은 전국평균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물가는 선거로 행정규제가 완화와 인플레이션기대심리로 선거전에 미리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4)선거를 전후한 제주지역 경제변수의 변화 (전년동기대비증가율,%)


제 주

전 국

부도율

CPIa

부도율

CPIa

14대 총선

(92.3.24)

선거전

0.45

8.1

0.08

7.0

선거중

0.37

7.8

0.11

6.8

선거후

0.37

7.7

0.10

6.9

14대 대선

(92.12.18)

선거전

1.13

4.0

0.16

4.4

선거중

0.80

3.7

0.15

4.4

선거후

0.50

4.0

0.11

4.5

a소비자물가상승률

한편,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마다 다를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자료를 가지고 분석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어 여기서는 지방자치단체장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과 비용에 대해 개념적으로만 업급하고자 한다. 먼저 올바른 단체장을 선출하였을 경우 지역주민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은 총체적 지역경쟁력의 강화이다. 지방경영시대를 맞이하여 지방자치단체간에 전개될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역경쟁력의 강화가 필수적인데 올바른 지역단체장은 행정조직을 활성화하거나 최신경영기법을 행정에 도입하거나 인사에 있어서 경쟁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변화와 개혁을 통해 행정에서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행정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거나 전문인력을 양성하거나 조직원의 재교육에 대한 투자로 인력 하부구조(infra-structure)가 확충하여 인적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뿐만아니라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지방재정수입을 확충할 수 있는 수익사업을 펴 나갈 경우 재정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다. 끝으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예산의 수립과 집행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세금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자치단체장을 잘못 선출하였을 경우 지역주민들이 치루어야 할 비용은 불투명한 예산집행으로 인한 낭비적 지출을 포함한 명시적 비용 외에도 위에서 언급한 경제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기회비용까지 있으므로 그 비용은 실로 엄청나다 하겠다.

5.맺는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선거와 경제는 이분적인 것이 아니고 상호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 국책사업관련 뇌물사건 및 원자력발전소 건설관련 뇌물사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선거에서 잘못된 정치인을 선출해 놓으면 국민들이 치루어야 할 경제적 비용은 엄청나게 커진다. 정치가는 재집권을 생각하기 때문에 당장에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는 단기적인 정책처방이나 출신지역에 유리한 정책에만 관심을 가지기 쉽다. 또한 경제학에 적용되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 in Economics)에 따르면 정치가들이 선택한 경제정책은 대부분의 경우 경제학자들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진 경제정책을 택하기 보다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많은 정책을 택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유권자들의 과거망각적 투표행태를 이용하여 경제정책을 수립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선거로 인해 사회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해야 할 일은 올바른 정치가를 선출하는 일이다. 올바른 정치가를 선출하는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가 제시하고자 하는 한 방법은 유권자들이 과거망각적 투표행태에서 벗어나 최대한의 기억에 의한 투표행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1987년에 있었던 13대 대통령선거를 예로 들어보자. 노태우씨가 12.12 군부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세력의 주동자였던 사실을 국민들은 망각하여 그를 선출한 결과 지금 우리는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중이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의 과거행적을 살펴 보고 드들의 행태를 최대한 기억하여 투표함으로써 과거망각적 투표행위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선거혁명이라고 불릴만큼 선거를 통한 정권의 교체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지연.학연.혈연에 의해 정치가를 선출하는 과거의 행태에서 벗어나 유권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능력있는 정치가를 선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