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교훈 해제

(Henry Hazlitt 저, 강기춘 역, 자유기업센터)

 

 

   헨리 해즐릿Henry Hazlitt(1894-1993)은 자본주의, 번영, 자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자유시장을 열렬히 옹호한 자유론자libertarians이며 경제 저널리스트이다. 그는 또한 자유론자들의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하이에크F.A. Hayek, 루드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와 같은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을 미국에 소개하였고, 경제교육재단Foundation for Economic Education을 설립하는데도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는 20여 권의 책을 출간했고 10,000회 이상 되는 글들을 월스트리트, 뉴욕 타임즈, 뉴스위크 등에 발표하였다. 해즐릿은 1946년에 {Economics in One Lesson}이라는 책을 출간하였고 1978년에 그 개정판을 출간하였는데 이 책은 개정판을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은 프레데릭 바스티아Ferederic Bastiat의 "당신들이 보는 것과 보지 않는 것What Is Seen and What Is Not Seen"이라는 에세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근시안적인 사고가 어떻게 시장의 올바른 기능을 방해하는 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가 이 책의 서문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이 책은 어느 특정한 입법의 해악에 대해 쓴 것이 아니고 일반적인 경제원리에 대해 쓴 것이고, 경제원리들을 무시하는데 따른 불이익을 강조하기 위해 쓰여졌다. 그는 인플레이션, 실업, 높은 세금, 불황 등 현대 경제문제의 발생원인은 경제학의 교훈을 무시한 경제적 오류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단기적인 결과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케인즈식의 사고방식과 의사결정이 경제원칙에도 어긋나며 실제로도 잘못되었다는 것을 자세하게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완전고용을 목표로 하자는 주장에 대해 완전고용 없이는 완전생산을 달성할 수 없지만 완전생산 없이도 완전고용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우리들은 성장과 생산에 항상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새로운 노동절약형 기계의 발명이 실업을 초래한다는 통설conventional wisdom을 반박하면서 새로운 기계의 발명이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주장하였다.

해즐릿은 뉴욕 시립대학에서 몇 개월밖에 대학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경제학에 대한 그의 통찰력은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경제학은 제안된 어떤 정책이나 기존 정책이 단기적으로 특정 이해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일반적인 이해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는 과학이다"라고 한 경제학에 대한 그의 정의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그는 경제학의 목표는 문제를 조각으로 보지 않고 전체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하면서 이에 대한 그의 노력을 이 책 전체에서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이 책은 자유방임 자본주의의 지지자인 해즐릿의 대표작으로 현실 경제에 대한 그의 깊은 통찰력을 국내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번역되었다. 이 책은 197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하이에크가 "경제학 문외한도 짧은 시간에 경제학의 기본 진리를 배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책이다"라고 평가한 것에도 나타나 있듯이 경제학의 원리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에서는 만연해 있는 경제적 오류를 지적하면서 이를 수정하기 위해 경제학의 교훈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집단간의 사리 추구와 부차적인 결과를 간과함으로 인해 경제적 오류들이 발생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러한 오류들을 수정하는 방법을 단 하나의 교훈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 교훈은 어떤 특정한 경제 정책의 영향을 연구함에 있어서 우리는 단기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결과도 추적해야 하며, 일차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부차적인 결과도 추적해야 하며, 어느 특정 그룹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2부에서는 이 교훈을 현실 세계에 적용시켜 정부 경제 정책들 - 높은 세금, 과도한 신용, 노동조합, 관세, 수출촉진, 평형 가격, 가격 통제, 임대료 규제, 최저임금법, 인플레이션, 소비촉진 - 의 잘못된 점을 낱낱이 지적하고 있다. 케인즈식 사고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이 통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 즉, 필요 없는 공공사업을 하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실업자를 그냥 방치하는 것은 위험하다, 노동절약형 기계는 실업을 증대시킨다, 저축은 악덕이며 낭비가 미덕이다라는 것들을 경제적 반문맹half-literacy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러한 오류들이 보지 못하고 있는 다른 반쪽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근거하여, 우리가 경제를 어느 한 그룹이나 계층에게 혜택이 가도록 운영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모든 혜택을 주려고 했던 바로 그 계층을 포함해서 모든 그룹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파괴할 것이므로 모든 사람을 위해 경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제3부에서는 책의 초판을 출간하고 32년이 지난 후 과거를 회상해 보면서 저자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경제적인 것이 아니고 정치적인 것이라고 밝히면서 오늘날 만연해 있는 반자본주의 정서를 개탄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정책들이 단기에 특정 그룹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모든 그룹들에게 미치는 영향들을 연구하면서 도달하게 되는 결론들은 우리들의 상식과 통상적으로 일치한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이 주장하는 경제학의 교훈을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전체적인 주장은 어떤 특정한 경제적 제안의 영향을 연구함에 있어서 우리는 단기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결과도 추적해야 하며, 일차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부차적인 결과도 추적해야 하며, 어느 특정한 그룹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IMF체제하 한국경제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제 정책들에 관한 많은 시사점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IMF경제위기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저자의 교훈에 비추어볼 때, 과거 잘못된 경제 정책들의 장기적인 결과가 곧 한 원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또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가지 경제 문제들도 과거 잘못된 정책들의 장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 그 한 예로 각종 연금제도를 들 수 있다. 사회보장제도의 하나로 시작되었던 연금제도들이 지금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앞으로의 연금 지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금 우리 나라의 실업률은 1986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실업급여 지급, 생활안정자금 대출 등 많은 실업대책들을 내어놓고 있다. 또한 경제가 침체되어 있으므로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기 위하여 현재 정부는 각종 공공 사업을 펼치고 있다. 소비 지출이 불충분하므로 소비 지출을 장려해야 한다고 특별소비세를 인하하고 동시에 금융소득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여 저축 의욕을 꺾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를 살펴보면 시장의 기능은 일시적으로 마비된 느낌이고 정부가 많은 부분에 개입하여 통제 및 지시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러한 정부 개입은 효율적인 곳에 사용될 수 있는 자원을 비효율적인 곳으로 전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경제정책이란 있을 수 없다. 이러한 때 이 책에 실린 에세이들은 현재 진행중이거나 추진중인 정책들의 장·단기적인 영향과 특정 단체에 미치는 일차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모든 단체들에게 미치는 부차적인 결과들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