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자들의 각종 공약이 쏟아지고 유권자에 대한 언약(公約)이 거짓약속(空約)이 되는 것은 기성세대의 선거와 다를 바가 없다. 연임이 가능한 선거에서는 다음 선거 때 공약의 이행여부가 평가되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공약의 선정에 신중할 수 있지만 단임으로 끝나는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그러한 통제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에 선거공약이 남발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따라서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단순한 공약의 나열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선거공약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후보자들이 선거공약을 선정할 때나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을 평가할 때 생각해 보아야 할 점 몇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 실행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후보자들을 통해서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는 공약들을 보면 도대체 어떠한 재원으로 그러한 일들을 추진할 것이며 그러한 것들이 과연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 가는 공약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총학생회의 예산 범위 내에서 실행 가능하고 학교 당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실행 가능한 공약들을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를 바란다. 학생들을 위하여 모든 일을 다하겠다는 욕심보다는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는 자세로 공약을 발굴하기를 바란다.
둘째, 장·단기 공약을 균형 있게 제시하기를 바란다. 임기 내에 이루어 낼 단기적인 공약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학교발전과 학생들의 복지에 기여할 수 있는 공약도 역시 중요하다. 과거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공약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불편을 개선시키고 비용이 많이 소요되지 않는 것들을 중심으로 단기 공약을 구성하고 학생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거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들을 중심으로 장기 공약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단기 공약은 임기 내에 실천하고 장기 공약은 임기 내에 추진된 부분을 평가하고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는 차기 총학생회에 인계하여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학생들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개인주의의 확산과 학부제 실시로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은 날로 증대되고 있다. 과거 공약의 재탕으로는 날로 다양해지고 있는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통일, 창업, 취업, 어학, 정보화, 문화 등의 기본적인 수요 외에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잘 조사하여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공약을 개발하기를 바란다.
넷째, 총학생회 활동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학생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총학생회의 예산 집행 및 결산, 총학생회 사업의 추진내용 등이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되고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공간이 항상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의사결정의 경우 온라인 여론조사를 통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총학생회 대 학생들간의 쌍방향 의사교환이 활성화되는 공약을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
어떠한 선거공약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거공약을 얼마나 투명하고 성실하게 이행해 나가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기본원칙에 충실할 것을 모든 후보자에게 당부한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