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진통 끝에 우리 대학의 교수회가 드디어 출범하였다. 옥동자를 낳은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출발이며 향후 교수회의 활동에 따라 큰 발전이 기대되기도 한다. 지금 대학사회는 지식을 창출하고, 축적하고, 확산시키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 즉, 인적자본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는 지식기반시대를 열어가고 있으며, 지방대학은 지방화·분권화라는 정책환경의 변화 속에서 지역발전의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 매우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특히, 최근 우리 대학교는 NURI 사업과 IT 분야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였고 앞으로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교수회가 출범하게 된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그 첫 발을 내디딘 초대 교수회가 명실상부한 기구로서 제주대학교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주기를 기대하면서 교수회에 바라는 몇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는, 교수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 주기를 바란다. 교수회가 할 일이 많이 있지만 교수회의 최종목표는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성 확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대학의 민주화가 많이 진전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여지는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개선책을 하나씩 해결함으로써 교수회가 바로 서면 우리 대학교가 바로 설 것이고, 우리 대학교가 바로 서면 지역발전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학내외 여러 기구들과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기를 바란다. 먼저 교내 행정당국, 직장협의회, 학생회 등과 갈등관계를 만들기 보다는 대화와 합의를 통해 진정으로 대학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대안을 도출해 주기를 바란다. 최근 (주)다음 제주지사의 교내유치가 실패로 끝난 사례에서 보듯이 교내 구성원들이 모두 힘을 합치지 않으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또한 타 대학의 교수회 등과도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제주대학교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셋째는, 교수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제고시켜 교수회가 활발하게 움직이기를 바란다.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교수들은 교수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별로 관심도 없다.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개인주의 및 냉소주의가 그 원인이기도 하지만 이전의 교수협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교수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교수회 산하의 5개 위원회가 교수들의 참여의 장이 되어 활발하게 운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초대 교수회의 교수회장은 선거과정에서 제시한 공약(公約)이 공약(公約)이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지만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첫 번째 단추를 잘 끼우는 심정으로 임기 동안에 해야 할 일을 차근차근 이루어가기를 거듭 바란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