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재정경제원이 발표한 [지하경제규모추정] 자료에 따르면 금융실명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세와 사업소득세를 중심으로 탈세를 많이 하는 지하경제의 규모가 큰 것으로 밝혀져 국제화.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지방세 도둑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하경제란 무엇이며 그 구성원은 누구입니까?
녜, 지하경제란 세제 및 각종 규제로부터 도피하여 정부에 보고되지 않은 경제를 말합니다. 지하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은 마약밀매업과 같은 비합법적인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의사,변호사,세무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에서부터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나 사회의 모든 계층이 관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하경제는 왜 발생하며 그 폐해는 무엇입니까?
녜, 지하경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경제주체들의 이기적 행동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율이 높으면 지하도 깊다'라고 하는 소위 지하경제법칙이라는 것이 설명을 해 주고 있듯이 세율이 높거나 규제가 강하면 그러한 법률과 규제로부터 벗어나려고 더욱 애쓰기 때문에 지하경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지하경제를 인위적으로 없앨 수는 없는데요 지하경제의 규모가 커지면 물적 및 인적자원이 생산성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않고 조세회피라는 기회를 따라 배분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근로자와 같이 상대적으로 탈세하기 힘든 계층과 자영업자와 같이 탈세가 용이한 계층간에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해 계층간 불신이 커집니다.
우리나라의 지하경제의 크기와 그로 인한 세금누출의 크기는 어느 정도입니까?
녜, 지하경제는 그 성격상 추정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요즘 가뭄이라 지하수 찾기가 한창인데요 지하경제를 추정하기는 지하수 찾기보다 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정경제원의 자료에 따르면 1993년 우리나라 지하경제규모는 99조에서 111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었는데요 이것은 지상경제 즉 국민총생산의 37%에서 42%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그 금액을 항목별로 살표보면 부가가치관련 지하경제규모는 74-78조, 의사,변호사,세무사 등 개인 자영업자의 사업소득관련 지하경제규모가 16-24조, 과외비 지출 4조, 서비스업 종사자 팁이 5조 등입니다. 한편, 99-11조의 지하경제규모로 인해 과세되지 않은 세금이 12조-14조로 추정되어 1993년 전체국세수입 39조의 32%-39%에 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하경제규모와 탈세규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두가지 견해가 있는데요 하나는 지하경제에 대한 단속강화와 세무행정을 대폭 강화하여야 한다는 견해와 단속 및 징세의 강화보다는 세금제도를 재검토하여 조세저항을 가져오지 않고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자는 견해입니다. 두 방안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만 현재 재정경제원은 첫번째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징세를 강화하면 더욱 지하로 숨을 수도 있으므로 세율을 인하하여 지하경제를 지상으로 유인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현재 세제개혁에 대한 방안이 마련되고 있는데요 저의 생각으로는 국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가세.법인세.소득세를 중심으로 세율을 인하하여 당근을 주는 대신 탈세 등 조세회피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다스려 채찍을 가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개편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경제주체들의 의식변화일 것입니다. 소득이 있으면 반드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활화되어야 겠습니다. 제도개혁과 의식개혁 소위 쌍둥이개혁이 성공을 거둘 때 우리는 진정한 선진경제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