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What a wretched man I am!)

신앙칼럼을 쓰기 위해 몇 가지 주제를 정해 놓고 보니 직업을 속이기 힘든지 너무 무거운 주제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든 중 "우리 모두는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경험해야 한다"는 지난 주일 목사님의 말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은 제가 하나님을 어떻게 만났는 지에 대한 개인적인 고백입니다.

아버님은 장로님이시고 어머님은 권사님이셨던 믿음의 가정에서 저는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고, 어려서부터 철저한 보수주의 신앙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하였습니다. 제 기억으로 저는 아팠을 때 외에는 교회에 빠진 적이 없었고 주일을 성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부모님 곁을 떠나 부산에서 유학시절을 보냈지만 중학교 1학년때 아버님께서 주신 시편 119:9절 말씀을 붙들고 열심히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저의 신앙은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체험하지 못하고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교회에 다녔던 온실 속의 신앙이었습니다. 온실신앙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대학교 3학년 때 '앞으로 내가 무슨 모습으로 살아가든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않는 삶은 내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입교문답을 거쳐 세례교인이 되었습니다. 성가대원과 유년주일학교 교사로 열심히 봉사했습니다. 많은 성도님들께서 참으로 귀한 일군이라고 칭찬을 아끼시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겉으로는 항상 겸손을 표했지만 가끔 '나는 정말 괜찮은 놈이야. 성도님들의 칭찬을 받을 자격이 있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27세에 결혼하여 집사직을 받고 유학길에 오를 때에만 해도 저는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완전히 하나님의 말씀대로 산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정말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저의 생각은 아이오와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1987년에 완전히 깨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롬 7:24)"라는 말씀을 통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구체적으로 나쁜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나쁜 생각이 저에게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과거에는 사람이니까 누구나 다 저지를 수 있는 실수였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실수가 아니라 범죄였다고 성령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저질렀던 그러한 범죄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게 하시면서 '정말 괜찮은 놈'에서 '정말 형편없는 놈'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나의 생각이 전적으로 부패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고, 뜨거운 눈물로 회개케 하시고, 결단케 하셨습니다. 이러한 것을 깨달은 것도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나아서가 아니고 엡 2:8절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선물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갈라디아 2:20절의 말씀처럼 살기를 원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벌받기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주의 법도를 지키려고 애썼지만 이제는 요 8:32절의 말씀처럼 자유로운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까?라는 마음으로 주의 법도를 지킵니다. (강기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