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ven Habits of Highly Effective Economists

(성공적인 경제학도가 되기 위한 7가지 습관)

姜起春 교수

최근에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는 Stephen Covey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김영사, 1994)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성공에 관한 수 많은 문헌조사를 바탕으로 개인의 승리를 위한 습관, 대인관계의 승리를 위한 습관, 자기쇄신의 습관으로 각각 나뉘어 성공적인 삶을 위한 7가지의 습관을 경영학적 개념과 경제학적 개념을 도입하여 설명하고 있다. 나는 경제학보 편집부장으로부터 경제학도를 위한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가(쥬스 1상자를 원고료로 미리 받아 다 마셔버려 큰 부담(?)이 되었다) 이 책의 제목(최근에는 부자가 되는 습관(Habits of Wealth)이라는 책도 나왔다)에서 힌트를 얻어 [성공적인 경제학도가 되기 위한 7가지 습관]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기로 하였다. 성공적인 경제학도가 되기 위해서는 물론 7가지 외에도 더 많은 또는 더 중요한 습관이 있을 수도 있다. 단지 이 글은 내 자신을 돌아보며 쓴 글이며 가능하다면 제주대학교 경제학과 재학생 및 졸업생들과 이 메시지를 같이 나누고 싶을 뿐이다. 이러한 제목의 글은 아직까지 다른데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작에 불과한 글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읽어 주기를 바라며 성공적인 경제학도가 되기 위한 7가지 습관을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는, 전공에 대한 확신(Belief)을 가져라.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경제학과를 지원하게 된 동기가 분명하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걱정해야 할 것은 경제학이 과연 공부할 만한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다. 유명한 경제학자들을 살펴보면 그들도 경제학을 시작한 동기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노벨경제학상 심사위원장인 스웨덴 스톡홀름대학의 Assar Lindbeck교수는 정치학을 전공으로 하고 경제학은 정치학에 필요하여 공부하기 시작하였으나 경제학을 끝을 내지 못하여 아직도 경제학을 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보호무역이 경제성장과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의 선구자인 미국 Duke대학의 Anne Krueger교수(女)도 정치학으로 시작했으나 자기가 공부하고 싶었던 것이 경제학이었음을 나중에 발견하고 경제학자가 되었다. 합리적 기대학파의 대부로 노벨상이 수상될 때마다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나 아직 젊어서 받지 못한다는 미국 시카고대학의 Robert Lucas교수도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였으나 경제학을 배우면서 다른 학문은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가 되는데 경제학은 이해가 되지 않아 경제학의 내용을 한번 이해해 보겠다고 시작한 것인 유명한 경제학자가 된 것이다. 고도의 수학이 요구되는 일반균형과 게임이론의 연구로 유명한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의 Hugo Sonnenschein교수는 또 다른 경제학자인 Kenneth Arrow가 유명한 경제학 잡지(Journal)인 Econometrica에 실은 논문을 보고 매력을 느껴 수학에서 경제학으로 전향하였다. 그 외에 시대적인 상황으로 경제학을 택하게 된 학자도 많다. 1977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스탠포드대학 후버연구소의 통화주의 대부 Milton Friedman교수, 미국 민간항공위원회 위원장으로 항공산업에 대한 규제철폐의 업적을 세웠던 코넬대학의 Alfred Kahn교수, 1979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의 의장을 지낸 Paul Volcker 등은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Great Depression)으로 경제가 심각하게 되자 경제학을 택하게 되었다. 이렇듯 경제학을 택하게 된 동기는 다양하지만 그들이 경제학자로서 성공한 이유는 사회과학의 여왕으로서의 경제학의 우수성 또는 현실의 정치.경제.사회의 문제들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경제학의 유용성에 깊은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공부하였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어떠한 이유에서 경제학을 선택하였던 경제학의 우수성과 유용성에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면 훌륭한 경제학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ぢ그동안에는 경제학에 흥미를 별로 느끼지 못하였는데 4학년이 되어 경제에 관한 지식이 쌓여 갈수록 경제학이 너무 재미있다っ는 이번에 경제학과를 졸업할 K양의 말이 아직 나의 뇌리에 깊이 남아 있다.

둘째는, 현실문제를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질문(Question)하고 답을 구하라. 경제학은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다. 즉, 좋은 사회를 만들고 사회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주위의 문제들을 발견하여 왜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지, 어떠한 방법으로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 내가 가진 해결책이 실현가능하며(feasible) 설득력이 있는 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최근 인천상륙에 이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세금도둑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세금도둑은 분명히 사회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목적에 어긋난다. 이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은 심리학, 사회학, 정신분석학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그러한 접근방법은 구체적이지 못할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제학자가 분석적이며 실증적인 경제학을 이용하여 이러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작년 12월 1일부터 시행된 [3단계금리자유화조치]와 외화보유자유화를 골간으로 하는 [외환제도개혁(안)] 및 7월부터 실시될 예정으로 있는 부동산실명제의 경제적 효과 및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세계경제의 흐름 속에서 한국경제 전체의 모습을 먼저 파악하라. 다음으로 각 산업의 모습을 보고 각 지역의 경제현실을 파악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야겠다. 현실경제의 문제점을 질문하고 답을 구할 때 주의할 것은 중요한 문제(important questions)를 질문하고 정확한 답(precise answers)을 구해야 한다. 마르크스 경제학은 중요한 질문은 제기했지만 답을 잘못 구했고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중요하지 않은 질문을 제기하고 정확한 답을 구했다는 지적을 우리는 참고할 만하다.

세째는, 깊고 폭넓은 지식을 습득(Learning)하라. 요즈음은 스피드시대라 속성으로 하는 것이 많다. 그러나 학문의 습득은 속성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학문이 마찬가지이지만 경제학은 많은 경제학자들의 학문적 노력의 집적이므로 단기간에 습득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벼락치기(cramming)로 공부한 학생들은 대부분 느꼈겠지만 속성으로 공부하거나 피상적으로 공부한 것은 시험을 치고나면 금방 잊어버리거나 아무리 기억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2년내에 모두 잊어버리게 된다. 거품이론(bubble theory)에 따르면 거품은 반드시 터지게 되듯이 내용이 부실하여 거품처럼 되어 있으면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 있다. 작년에 일어났던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교훈으로 삼자. 지금까지 부실공사하듯이 속성으로 피상적으로 공부해 왔다면 무너지기 전에 스스로 무너뜨리고 새로운 각오로 깊고 폭넓게 공부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접학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제학의 기술적인 면은 수학, 통계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에서 많이 응용하였고 경제철학이나 경제사상은 철학, 정치학, 사회학, 역사학, 문학 등 인문.사회과학과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그렇게 되면 경제학만을 공부할 때보다 더큰 학습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즉, 전체가 각 부분의 합보다 크게 되는 synergy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で울며 씨를 뿌리면 웃으며 거둔다と는 말씀이 있듯이 깊고 폭넓은 지식을 습득하려는 여러분의 노력은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

네째는, 경제학적 사고의 바탕위에 새로운 사고(Thinking)를 하라. Maurice Levi가 그의 저서 [Thinking Economically]에서 말하고 있는 실증적 사고, 미시적 사고, 거시적 사고 및 개방적 사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고를 하는 습관을 가져라. 미국 시카고대학의 Gary Becker교수는 경제학을 기존의 틀속에서만 파악하지 않고 사회학에서 전통적으로 연구해 오던 문제에 경제학적 사고(economic way of thinking)를 적용함으로써 경제학의 영역을 결혼, 가족, 교육, 범죄, 인종차별 등의 문제를 연구하는데까지 확대한 공로로 199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예를 들면, Becker는 신혼부부가 결혼하여 아기를 가지는 문제도 내구소비재를 구입하는 선택의 문제로 이해하였다. 엄마의 시간가치가 높아질수록 아이를 양육하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측정한 비용이 증가하므로 아이들을 적게 가지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이 처음으로 제기된 30년전만 전만 하더라도 많은 학자들로부터 조롱거리의 대상이 되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 이론에 대한 실증(evidence)을 제공해 주고 있다. 사람을 소비재로 취급한 것은 기존의 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이다. 노벨경제학상은 경제학의 발전에 아주 중요한 아이디어를 낸 학자이거나 또는 그러한 아이디어를 하나의 이론으로 잘 형식화한 학자에게 주어진다고 하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은 노벨경제학상의 후보자가 될 수 있을 만큼 굉장히 힘든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습관을 가지면 노벨경제학상을 타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경제학자로서 성공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는, 경제원리 및 paradigm을 먼저 이해하고 새롭게 발전(Developing)시켜라. 나는 경제학을 공부하는 과정을 조리법(recipe)을 배우는 것에 비유한다. 나는 일년에 한달정도는 혼자서 식사를 해결하는데 간단하게 보이는 요리조차도 조리방법을 알지 못하면 원하는데로 요리가 되지 않는 것을 경험한다. 대부분의 요리사들도 먼저 조리법을 배우고 그 다음에는 그 조리법을 더 발전시켜 새로운 맛의 요리를 만들어 낸다(전혀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학을 공부하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경제학의 원리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다. 경제주체들의 극대화 원리, 합리성의 원리, 기회비용의 원리, 균형의 원리, 효율성의 원리, 경쟁의 원리, 한계수입 및 한계비용의 원리, 국민경제의 항등식 등 경제원리를 기계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intuition)을 가지고 이해해야 한다. 경제학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예(examples)를 많이 드는데 그러한 예를 여러분의 상식에 기초하여 이해하도록 노력하라. 즉, 경제주체들의 행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분 자신을 경제주체에 이입시켜 나라면 어떻게 하겠는 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다음으로 경제학의 분석도구(analytical framework)인 paradigm을 이해하는 것이다. 정태분석 및 동태분석, 부분균형분석 및 일반균형분석, 수요-공급의 분석도구, IS-LM의 분석도구 등 일반적인 분석도구를 잘 이해해야 한다. 경제학을 보면 여러 분야가 있는데 각 분야가 서로 다른 분석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위에서 언급한 일반적인 분석도구를 각자의 관심영역에 적용한 것 뿐이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paradigm에 만족하지 말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paradigm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경제학의 새로운 분야로 떠 오르고 있는 실헙경제학(Experimental Economics)은 경제학 원리의 진위여부를 검증함에 있어 동물이나 사람을 이용해 그들의 경제행위를 직접 실험해 보는 분야인데 이와같이 경제학은 끊임없이 그 영역을 확대하여 새로운 paradigm을 개발하고 있는 살아있는 학문인 것이다.

여섯째는, 균형감각(Balancing)을 유지하라. 경제학은 연구자의 주관적인 가치판단이 개입된 규범경제학(Normative Economics)과 연구자의 주관적인 가치판단 없이(value-free) 경제현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고 분석하는 실증경제학(Positive Economics)이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어느 한 쪽만을 강조하는데 그것은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정치가들이 경제문제에 접근할 때 때때로 형평성을 강조하는 국민정서(국민의 가치관)라는 명분하에 정치논리로 효율성이 강조되는 경제논리를 압도할려고 한다. 국민정서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증을 거치지 않은 규범이 강조될 경우 사회적 손실을 볼 수 있다. 또한 형평성은 무시하고 실증을 거쳤다고 해서 효율성만 강조하다 보면 부의 분배가 왜곡될 수도 있다. 항상 실증(경제논리)과 규범(정치논리)이 대립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둘이 대립될 때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Alfred Marshall은 냉철한 머리(cool head)와 따뜻한 가슴(warm heart)을 경제학도들이 갖추어야 할 요소로 강조하였는데 냉철한 머리는 객관적인 분석력을 말하는 것으로 경제학의 실증적인 면을, 따뜻한 가슴은 사회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가치관이 내포된 경제학의 규범적인 면을 의미한다라고 볼 수 있다.

일곱째는, 지속적으로 재투자(Reinvesting)하라.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착이 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실시하는 대학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안식년(sabbatical year)제도는 교수들이 6년을 근무하고 나면 1년간 유급휴가를 받게 되는 제도이다. 그러나 말이 휴가이지 대부분의 교수들은 다른 학교에 교환교수로 방문하여 새로운 이론으로 재충전한다. 부자집이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하는데 학문은 지속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재투자하여 공부하지 않으면 3년을 넘기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보면 일부 대학원 과목(수학,통계학 등)의 경우 교수들도 학생들과 같이 청강하는 경우가 많으며 매주 세미나가 열리며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이론을 습득하는 것이다. 이러한 재교육은 교수들에게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들도 날로 치열해 지는 경쟁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제학과를 졸업함과 동시에 힘들었던 경제학과 이별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대학원을 진학하여 더 깊은 학문의 세계를 여행해 본다든지 직장생활을 하게 되더라도 계속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배움에 지속적으로 재투자하기를 바란다.

끝으로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위에서 언급한 7가지와 또 필요하다면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습관화하기를 바란다. 나는 학생 때 교수님들이 하시는 말씀에 그저 그려러니 생각하고 크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같다. 그러나 막상 입장이 바꾸어 교수가 되고 보니 학생들에게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진정으로 학생들의 앞날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음을 나는 느낀다. 여러분이 학생의 입장에서 교수님들의 말씀을 무관심하게 듣지 말고 모가수의 노래가사처럼 입장을 바꿔 생각을 해보면(易地思之) 교수님들의 말씀에 귀기울 것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