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의 화두는 지식이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어 인류 역사상 3번째 혁명이라고 불리는 디지털혁명이 1990년대 시작된 것을 계기로 지식의 창출, 공유 및 활용이 개인과 기업 및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데 핵심이 되는 지식기반사회가 도래하였다.
과거 산업혁명에서 탈락한 어느 국가도 선진국 대열에 들지 못했듯이 디지털혁명에서 뒤지면 선진국 대열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 하에 지금 세계 각국은 지식기반산업 분야에서 선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지식강국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통해 선진국가에 진입할 수 있고 아니면 지식국가의 대열에 진입하지 못하고 영원한 이류국가로 전락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우리 나라도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될 지식기반산업 분야로 IT(정보통신), BT(생명공학), NT(극미세 신소재) 등을 선택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10대 산업을 확정하였다.
1차 산업과 3차 산업을 두 축으로 발전해 온 제주지역의 경제현황을 살펴보면 2001년 현재 제주의 지역내총생산이 전국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9%이며 제주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전국평균의 81.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01년 현재 제주의 산업구조를 보면 1차 산업이 전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7%이며 3차 산업은 무려 79.6%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의 산업 패러다임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1차 산업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고 3차 산업의 비중은 증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제주경제의 불안정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한편, 지식이 지역 내에서 그리고 타 지역과의 상호작용 하에 창조, 활용, 공유되고 이러한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지역의 혁신역량이 강화되고 지역의 산업기반이 확충되어 지역경쟁력이 향상되는 지식지역의 관점에서 제주도의 현황을 살펴보면 2001년 현재 연구개발인력, 연구개발비, 연구소 수 등을 기준으로 한 지식창출 부문에서는 16개 지방자치단체 중 15위, 지역협력센터, 기술혁신센터, 산업재산권, 지역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 등을 기준으로 한 지식공유 부문에서는 12위, 기술창업 및 지원 벤처기업 수 등을 기준을 한 지식활용 부문에서는 16위를 차지하는 등 제주지역의 혁신역량이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점을 깊이 인식한 제주도는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출범시켰는데 7대 선도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관광과 컨벤션 산업 등이 활성화되면 국내·외의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제주 관광은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서의 영역 확대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제주도와 협력하여 제주지역을 해양생물 및 식물의 첨단기지로 육성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제주바이오사이언스파크 조성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향후 생명공학기술이 1차 산업에 응용되어 생명공학의 산업화가 이루어질 경우 제주도의 제조업도 활로를 찾을 수 있고 1차 산업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새로이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금융의 70%, 벤처기업의 85%, 연구개발투자비의 75%, 연구개발인력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획기적인 정책의 변화 없이는 지역의 피폐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인식한 참여정부는 '지방분권', '지역의 균형발전', '지역혁신체제 구축', '지방대 육성', '과학의 지방화' 등 획기적인 지역육성정책을 통해 지역산업을 발전시키고 '자립형 지방화'의 토대를 구축하려고 추진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반드시 오고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차지할 수 있는 것처럼 지금 제주도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제주도가 이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연구시설이나 초고속정보통신망과 같은 하드웨어(hardware)적 하부구조와, 법과 제도 등 소프트웨어(software)적 하부구조 및 인적자본을 확충하는 휴먼웨어(humanware)적 하부구조의 구축에 전력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가 추진 중인 국제자유도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및 제주도는 제도개혁을 통해 제주의 미래 건설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제주도민들은 의식의 대전환을 하는 등 제도개혁과 의식개혁이 동시에 진행되는 쌍둥이 개혁(the twin reform)이 있어야만 한다. 제도개혁을 '겉모양' 구축에 비유한다면 의식개혁은 '속내용'을 채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의 미래를 건설하는데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서 '나 하나만이라도' 무임승차(free ride)하지는 않겠다는 의식의 대전환이 모든 도민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濟州大 經濟學科 姜起春)